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진학·취업 등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개선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팀(사카니와 료토·시라이 코코로·도리나 카도르 박사)이 2010년 8월~2016년 12월 일본 31개 지역 65세 이상 건강한 고령인 9,186명(남성 4,703명(51.2%))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온라인에 실렸다.
연구 기준 시점의 평균 연령은 74.2세였고, 상향, 안정-고, 중상, 중하, 하향, 안정-저 등 6개의 사회경제적 지위(SES)로 구분했다. 추적 기간에 치매가 발병한 사람은 800명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 대상자의 인생을 4개의 구간으로 나눠 태어나 자란 가정환경, 교육 수준, 직업 등 100여 개 항목에 대해 설문 조사를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지표화했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은 5단계, 직업은 12단계 등으로 각 항목 순위를 매겨 관계를 살폈다.
연구 시작 6년이 지난 2016년에 응답자들의 치매 발병 상황을 조사해 앞서 조사한 항목들과 발병 위험의 관련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았지만 이후 개선돼 경제 상황 등이 나아진 사람은 치매가 가장 적게 발병했다.
유년기부터 고령이 될 때까지 중산층이었던 사람과 비교해 발병 위험이 30% 정도 낮았다.
연구를 진행한 사카니와 료토 특임교수는 “강한 압박에서도 성공 체험을 얻는 것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높아져 치매에 걸리기 어려운 체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치매 발병 위험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유년기부터 고령이 될 때까지 사회·경제적 지표가 지속적으로 낮은 사람으로, 중산층에 비해 발병 위험은 1.45배 높았다. 이어 유년기에 부유했지만 이후 상황이 악화된 사람이 1.15배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