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차 앞유리 '기웃'거린 일당… 뭐 하나 봤더니

입력
2024.05.22 14:37
경찰청 유튜브 검거 영상 화제
새벽 아파트 주차장에 나타나
차주들 전화번호 모으다 적발
추격전 끝 경찰에 붙잡혀 입건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을 돌며 주차된 차량에 적힌 개인 전화번호를 수집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차량 연락처 수집가 끝까지 추격한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최근 오전 3시쯤 서울 소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량 사이로 남성 2명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차량 내부를 살피기도 했다.

잠시 후 순찰 중이던 경비원이 나타나 이들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각각 도망쳐 한 명은 건물 밖으로, 또 다른 한 명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옆에 쭈그려 앉아 숨었다. 차량 절도를 의심한 경비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주차장에 숨어있던 남성은 달아났다. 이 남성은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결국 도주를 포기하고 붙잡혔다. 외부로 도망친 나머지 한 명도 인근 공원에 1시간가량 숨어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분양사무소를 홍보하기 위해 차량에 적힌 연락처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적어둔 전화번호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2021년에는 한 분양 회사 직원이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화번호 600여 개를 수집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상담사로 근무하던 남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영업할 목적으로 전화번호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를 수집한 50대 남성이 입건됐다. 이 남성은 전화번호 한 건당 일정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자동차 번호판과 전화번호를 수집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양사무소도 찾아 조사해야 할 것 같다" "저런 식으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채울 생각을 한 게 어이가 없다" "수상한 낌새로 금세 걸릴 일인데 왜 그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등의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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