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조직이 밖으로 벗어난 '자궁내막증', 가임기 여성 15%가 겪어

입력
2024.05.18 08:50
[건강이 최고] 하복부 통증·대소변볼 때 복부 통증·성관계 시 통증 등 다양한 증상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자궁 내부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 밖으로 벗어나는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의 15% 정도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자궁내막증이 계속되면 염증을 일으키고, 골반 장기가 유착돼 생리통·골반통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난소 기능이 떨어져 난임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생리할 때 질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 자궁내막 세포가 그러지 못해 나팔관 쪽으로 역류해 골반 안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는 가설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메커니즘이다.

이 밖에 자궁내막 세포가 혈액ㆍ림프를 따라 전파되거나, 골반 복막 세포가 변환되며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는 메커니즘도 있지만 생리혈 역류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증상은 생리 시 통증과 만성 골반통·성교통·배변통 등 다양한 통증이 발생할 때가 많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생리통·배란 시 좌우 하복부 통증·대소변을 볼 때 복부 통증·성관계 시 통증·생리 때가 아닌데 지속적인 골반통이나 허리 통증·난임 중에 해당 사항이 많고, 진통제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재궁내막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가 난임을 겪기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자궁내막증이 난임을 일으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 자궁내막 세포들이 난소 표면에 쌓여 ‘자궁내막종’이라는 혹을 만들고, 이는 주변 난소 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난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두 번째, 난소·팔관이 주변과 붙는 ‘골반 유착’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나 배란이 되면 자궁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나팔관 유착으로 이동 통로가 막히거나 기능이 떨어져 난임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약물 치료로는 황체 호르몬제와 경구 피임약 등을 들 수 있다. 증상 완화는 물론 수술 후 재발 방지에도 효과가 있지만 완치하기는 어렵다.

결국 로봇이나 복강경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에 따라 난소 기능이 감소하므로 난소 기능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 전부터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수술 후에는 임신하기 매우 어려워질 수 있기에 난자 동결 보존을 권한다.

이정렬 교수는 “치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고, 난임될 위험도 높아지므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