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33)이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의혹이 커지자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6일 입장문을 내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밝혔다. 가수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소속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을 인정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 소속사 대표는 그의 친척 형인 이모씨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게 김호중의 소속사 대표이자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사과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그의 매니저인 A씨는 김호중이 사고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다음 날 경찰서로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호중 대신 매니저를 사고 운전자로 경찰서에 보낸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사고 후 (김호중이) 심각한 공황(장애)이 와서 잘못된 판단으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후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것은 또 다른 매니저 B씨의 개인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뒤늦게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김호중은 처음엔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추궁 끝에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음주운전 의혹도 받고 있다. 사고 발생 전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 간 게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서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지난 9일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며 "당시 김호중은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호중도 경찰조사에서 술집엔 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음주 운전 혐의를 부인한 걸로 알려졌다.
사고 후 김호중은 자숙 없이 11일과 12일 공연을 강행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사건의 관련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소속사는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