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진 추미애 당선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악연' 중 '악연'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 당선자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검찰개혁과 조국사태를 거치며 정면충돌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지원을 등에 업은 추 당선자가 국회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관심이 쏠린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과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야 한다.
일찌감치 국회의장 자리를 예약한 추 당선자는 14일 윤 대통령을 향해 "아름다운 말만 주고받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센 견제구를 날렸다. 입법부 대표로서 행정부 견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피력하면서다.
추 당선자는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불편한 만남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껄끄럽다는 이유로, 원칙과 소신을 양보해버리면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사이는 좋아지겠지만, 국정을 맡은 사람의 자세와 전혀 관계없는 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진실을 감추는 쪽은 늘 불편한 마음이고, 또 진실을 밝히고 추궁하는 걸 지켜보는 쪽도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진실을 추궁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자리가 늘 아름다운 말만 주고받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 저는 국민만 생각하면서 소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잘못하거나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한다든지 진실을 감춘다든지, 법안이 올라왔는데 이상하고 엉뚱한 이유를 대서 거부를 할 땐 국민을 대신해서 제대로 질책하고 추궁할 수 있는 자리가 국회의장 자리"라고 덧붙였다. "인격적으로는 부드럽게 대하겠지만, 말하는 것은 직책에 걸맞은 말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입법부 권한 강화 방안 추진도 예고했다.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기 위한 실질적 국정조사권한 강화 △예산편성권 및 정부 인사에 대한 인준동의권 등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추 당선자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균형이 너무 맞지 않다"며 "국민 시각에서 불균형을 맞춰 나가는 시도를 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