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리조트서 물에 빠진 한국인 구한 숨은 은인 또 있었다

입력
2024.05.14 04:30
다낭 리조트 수영장서 30대 여성 심정지
강연희 간호사·김성욱 소방장 부부 구조
발견 당시 전신 청색증… 즉시 흉부압박

베트남 다낭의 한 리조트에서 물에 빠진 30대 한국인 여성을 소방관이 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숨은 은인이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다낭서 아내 살려준 분 찾습니다"...수소문 끝에 찾은 은인 누구)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2일 오후 다낭의 한 유명 리조트 수영장에서 3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영장 밖으로 구조된 A씨는 마침 가족여행 중이던 한국인 소방관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호흡을 되찾았다. 경황이 없어 도와준 소방관의 이름조차 몰랐던 A씨의 남편은 다음 날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방관을 수소문했다. 수소문 끝에 찾은 A씨를 구해준 이는 충남소방본부 소속 이병준(40) 공주소방서 소방장이었다.

이 소방장 외에 A씨를 구한 한국인들은 또 있었다. 해당 수영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강연희(36) 강북삼성병원 간호사와 김성욱(39) 서울 송파소방서 소방장이다. 이들은 물에 빠진 A씨를 발견하자마자 A씨를 수영장 밖으로 끌어냈다.

구조에도 적극 나섰다. 강 간호사가 물 밖으로 끌어낸 A씨의 상태를 확인했을 때 의식과 호흡이 없이 전신에 청색증이 동반된 상태였다.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에 강 간호사는 바로 흉부 압박부터 시작했다. 이후 김 소방장이 CPR을 이어받았고, 강 간호사는 A씨가 숨을 쉴 수 있도록 고개를 뒤로 젖혀서 기도를 확보했다. 부부는 간호사와 소방관이라는 신원을 밝힐 경황이 없어 현지 안전요원이 도착하자 교대한 후 상황을 지켜봤다.

현지 안전요원의 CPR이 이어지는 사이 현장을 찾은 이 소방장이 교대해 CPR을 실시한 끝에 A씨가 의식을 되찾았다. A씨의 남편은 A씨가 의식을 차릴 무렵 현장에 도착해 김 소방장 부부의 도움을 알아채지 못했다. 강 간호사 부부가 A씨 남편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는 구조된 지 5분여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 간호사와 김 소방장의 초기 대응이 A씨 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 간호사와 김 소방장은 본보에 "호흡과 피부색이 돌아오는 걸 보면서 안도했는데, 당시엔 응급상황이라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CPR 과정에서 갈비뼈를 다칠 수도 있고,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걱정했는데 잘 회복 중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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