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서 몸 던진 스무살... 그 아래 그를 건질 '귀인'이 있었다

입력
2024.05.13 15:42
휴일날 근처서 운동하던 문민선 경위
'첨벙' 소리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
보트 빌려 500m 이동 1분 만에 구조

휴일 수상레저 활동을 위해 한강을 찾은 경찰관이 인근 다리에서 뛰어내린 투신자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문민선 경위는 11일 오전 7시 15분쯤 서울 마포구 월드컵대교에서 뛰어내린 남성 A(20)씨를 구조했다.

당시 비번이던 문 경위는 수상레저를 즐기려고 다리 아래쪽에서 몸을 풀던 중 '첨벙'하는 소리를 듣고 곧장 몸을 움직였다고 한다. 인근에 정박돼 있던 수상레저업체 보트를 빌렸고, 업체 직원에게 운전을 부탁해 500m 거리에 있는 투신자를 찾아 구조했다.

문 경위는 A씨가 투신한 이후 약 1분 만에 그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한강 다리에서 투신한 후 5분 안에 구조하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돼 투신자는 수중으로 가라앉거나 의식을 잃는다. 특히 월드컵대교처럼 높은 곳에서는 투신 시 충격으로 인해 기절하는 경우도 많아 서둘러 발견하지 않으면 구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문 경위는 "구조할 때 시간의 중요성을 알기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 한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경찰관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트운전으로 도움을 준 시민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문 경위가 근무하는 한강경찰대는 서울경찰청 산하 조직이다. 한강에서의 범죄예방 및 단속, 구조·수색·변사인양 등 한강 상 치안을 맡고 있다. 지난해엔 60명을 구조하고 3,700여 건의 112 신고를 처리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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