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국방부 장관의 교체를 발표했다. 지난 7일 취임해 임기 6년의 집권 5기 시대를 연 이후 단행한 첫 인사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국방부·내무부·외무부·비상사태부 등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는 부처의 수장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이 검토해 결정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방부 장관 교체 사유와 관련해 "오늘날 전장에서는 '혁신'에 더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한다"고 밝혔다.
한 번 기용한 인사를 오래 곁에 두는 경향이 강한 푸틴 대통령이 2012년부터 12년간 국방부를 이끌며 2022년 2월 시작한 특별군사작전을 지휘했던 쇼이구 전 장관을 교체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선 쇼이구 전 장관의 해임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쇼이구 전 장관 측근인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부 차관이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쇼이구 전 장관 입지도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쇼이구 전 장관은 지난해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으로부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과 관련해 '무능력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가 푸틴 대통령이 경제 관련 자문을 구하는 인사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전쟁 비용에 대한 통제 및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단행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쇼이구 전 장관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힌 만큼 쇼이구 전 장관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신뢰가 완전히 추락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국가안보회의 서기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의 새 직무는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파트루셰프 전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핵심 세력이자 강경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