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유대주의 논란에 코넬대 총장도 퇴임… 아이비리그 총장 사임 세 번째

입력
2024.05.10 09:02
부교수·학생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 이어
학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정학 처분 반발

미국 대학가 반(反)유대주의 논란과 관련, 미국 코넬대의 마사 폴락 총장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의 사임은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에 이어 세 번째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락 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다음 달 30일 퇴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폴락 총장은 인공지능(AI) 분야 권위자로 지난 2017년 4월 총장에 취임해 코넬대를 이끌어왔다.

대학 안팎에서 사퇴 압력

그간 폴락 총장은 학내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대학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학 역사학과에서 재직 중인 러셀 릭포드 부교수가 같은 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해 "신나는 일"이라고 표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달 29일에는 대학 3학년 패트릭 다이(21)가 온라인 토론 사이트에 캠퍼스 내 유대인 식당에 총기를 난사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미국 연방검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에 11월 미국 교육부는 반유대주의와 관련 코넬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코넬대 기부자 중에서도 폴락 총장 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표출됐다. 특히 이사직을 맡기도 했었던 기업가인 존 린세스는 대학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코넬대는 더 이상 지식을 발견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다양성 정책에 함몰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코넬대가 학내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 학생 4명에 대해 임시 정학 처분을 내리자 학생 반대까지 격화되면서 폴락 총장은 양측에서 비판을 받는 형국에 놓이게 됐다.

폴락 총장 "표현의 자유, 여전히 중요"

폴락 총장은 이날 "나의 퇴임 결정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을 것으로 이해한다"며 "가능한 한 명확히 하고 싶다. 이번 결정은 내 결정이자 내가 홀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점 양극화돼 가는 오늘날 환경에 학생들이 대비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리의 책무는 여전히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우리가 불쾌감을 준다고 여겨질 수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자유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앞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해 1월 학내 반유대주의 논란과 관련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역시 지난해 12월 같은 이유로 총장직을 내려놨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