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위협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

입력
2024.05.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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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주년 전승절 연설… 무기 퍼레이드 
"우크라=나치... 핵 전력, 항상 준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맞아 서방을 강하게 비난하며 "러시아에 대한 어떤 위협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는 79주년 전승절 기념식이 열렸다. 러시아는 나치 독일이 항복한 1945년 5월 9일(모스크바 시간)을 전승절로 지정하고 매년 열병식을 포함한 기념행사를 열어 승리를 자축해 왔다. 이날 남색 코트를 겸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푸틴 대통령은 "나치 독일과 싸운 모든 군인의 용기를 존중하며 우리와 함께 싸운 파트너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나치즘에 맞선 실존적 전투"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를 '나치 정권'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세력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해방해야 한다는 점을 전쟁 명분으로 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참전 군인을 "영웅"으로 칭하며 "러시아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조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독려했다. 승리를 염원하며 1분간 묵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면서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전쟁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는 새로운 국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며 러시아에 대한 어떤 위협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 전력은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 집권 5기를 공식 시작하는 취임식(5월 7일)을 하루 앞두고 "푸틴 대통령 명령에 따라 핵 무기 사용을 위한 훈련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스크바 열병식에는 약 9,000명의 군인, 옛 소련의 주력 전차인 T-34 등 70여 종의 무기가 동원됐다. 공군 소속 전투기가 러시아 국기 색깔인 흰색, 파란색, 빨간색 연기를 내뿜으며 곡예비행을 하는 것으로 열병식은 마무리됐다. 열병식 중 푸틴 대통령이 관람석에서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승절 행사에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쿠바, 기니비사우 등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국가 정상들이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에게 전승절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