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가방 전달자인 최재영 목사를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전담수사팀을 꾸린 검찰이 사건 관계자를 조사한 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9일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과 홍정식 활빈단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김 여사에게 크리스챤 디올 가방을 전달한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 여사가 2022년 1월 유튜버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서울의소리 측이 보복하기 위해 명품 가방 전달 영상을 촬영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300만 원 상당의 크리스챤 디올 가방을 전달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김 여사 수사 전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 청탁금지법 고발 사건의 신속 수사를 지시했고, 형사1부에 특수부 검사 3명이 충원됐다. 수사팀은 서울의소리 측에 가방 전달 영상의 원본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청탁금지법 적용 여부 등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이어 13일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주거침입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20일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백 대표 소환이 끝난 뒤일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