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저축성 예금이 1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이 여유성 자금 확보를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한 영향이라는 해석도 일부 제기된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지난해 말 10억 원 초과 저축성 예금 잔액은 771조7,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796조3,480억 원에서 두 반기 연속 감소한 결과다. 연속 감소는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감소액은 6,780억 원으로 상반기(-23조9,210억 원) 대비 미미했다.
정기예금이 고액 저축성 예금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잔액 10억 원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531조8,180억 원으로 2022년 말(564조5,460억 원) 대비 32조7,280억 원 감소했다. 역시 두 반기 연속 감소다. 반면 기업의 입출금통장인 기업자유예금(잔액 10억 원 이상)은 같은 기간 219조8,900억 원에서 229조6,100억 원으로 두 반기 연속 증가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를 두고 기업이 빚을 상환하거나 기업 운영을 위한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지난해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의 정기예금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전체 잔액이 줄었다면 법인의 고액 정기예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폭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기업 원화예금 총잔액이 2004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통계도 기업의 여유자금 수요 증가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기업 원화예금 총잔액은 지난해 말 637조5,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조8,262억 원(0.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