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초과 예금 1년째 감소... "기업 여유자금 마련 추정"

입력
2024.05.07 16:00
10억 초과 정기예금 32.7조↓
"개인 고액 정기예금은 증가,
기업이 해지한 것으로 추정돼"

고액 저축성 예금이 1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이 여유성 자금 확보를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한 영향이라는 해석도 일부 제기된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지난해 말 10억 원 초과 저축성 예금 잔액은 771조7,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796조3,480억 원에서 두 반기 연속 감소한 결과다. 연속 감소는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감소액은 6,780억 원으로 상반기(-23조9,210억 원) 대비 미미했다.

정기예금이 고액 저축성 예금 감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잔액 10억 원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531조8,180억 원으로 2022년 말(564조5,460억 원) 대비 32조7,280억 원 감소했다. 역시 두 반기 연속 감소다. 반면 기업의 입출금통장인 기업자유예금(잔액 10억 원 이상)은 같은 기간 219조8,900억 원에서 229조6,100억 원으로 두 반기 연속 증가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를 두고 기업이 빚을 상환하거나 기업 운영을 위한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지난해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의 정기예금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전체 잔액이 줄었다면 법인의 고액 정기예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폭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기업 원화예금 총잔액이 2004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통계도 기업의 여유자금 수요 증가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기업 원화예금 총잔액은 지난해 말 637조5,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조8,262억 원(0.9%) 감소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