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않아도 자연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풍성한 나들잇길이 있다. 서울관광재단이 5월 가족산책 코스로 추천한 서울둘레길 4개 코스와 주변 명소를 소개한다.
서울둘레길 4코스는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출발해 공릉동근린공원, 신내어울공원, 중랑캠핑숲, 망우역사문화공원을 거쳐 구리와의 경계인 깔딱고개쉼터까지 이어진다. 전체 7.7㎞,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애국지사가 잠들어 있는 망우묘지공원과 중랑캠핑숲에서 역사와 자연을 함께 체험하고, 망우산과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가벼운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코스에 포함되지 않지만 화랑대역에서 가까운 중랑장미공원은 놓치기 아까운 5월 꽃구경 명소다. 중랑천변 제방을 따라 국내 최대 규모(5.45㎞)의 장미터널과 장미정원이 조성돼 있다. 올해는 18일부터 25일까지 장미축제가 예정돼 있다. 인근 먹골역과 태릉입구역 주변에 카페나 맛집이 많아 연인과 가족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9코스는 대모산과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숲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수서역에서 매헌시민의숲(양재시민의숲역)까지 이어지는 10.7㎞로 5시간가량 걸린다. 경사가 심하지 않지만 계속되는 산길이어서 초심자에게는 쉽지 않다.
대모산은 해발 293m의 비교적 낮은 산으로 트레킹과 산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힘들면 불국사로 향하는 길에 조성된 느림보숲길에서 휴식할 것을 권한다. 바람정원, 자연정원, 계절정원 구간에는 덱을 따라 자작나무와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으며 계절마다 야생화가 피어난다. 트레킹을 마치고 여의천을 따라 내려오면 매헌시민의숲으로 연결된다. 도심형 숲속 생태공원으로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15코스 노을·하늘공원 코스는 가양대교 남단에서 출발해 가양대교, 한강생태습지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문화비축기지, 월드컵경기장역, 불광천을 거쳐 지하철 6호선 증산역까지 이어진다. 마포구 한강변을 따라 수변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높낮이가 거의 없어 아이와 함께 걷기 좋은 코스다.
가양대교 건너 노을공원은 자연 식생지로 운동시설 및 산책로가 잘 갖추어져 있고, 전망덱에서 아름다운 한강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옛 석유비축기지를 활용한 도시재생공간으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총 7.7㎞로, 노을공원에서 하늘공원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쉬어갈 것을 추천한다.
19코스는 북한산둘레길과 일부 겹치는 코스로, 숲길을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돼 걷는 맛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중간중간 계단이 있지만 경사가 급한 편은 아니다. 북한산 형제봉 입구에서 시작해 성북생태체험관, 빨래골공원, 화계사 일주문으로 이어진다. 도심이지만 숲속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구름전망대에서는 강북구·노원구 일대와 북한산의 웅장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코스에서 조금 벗어나 형제봉 방향으로 올라도 너른 바위에서 시원하게 도심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전체 6㎞로, 형제봉과 성북생태체험관 사이 솔샘길에서 쉬어가길 추천한다. 음식점이나 카페가 몰려 있는 구간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은 19코스의 숨은 명소다. 국내 최초 석조유물 전문 박물관이자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박물관이다. 실내전시관엔 선조의 삶이 담긴 석조각과 연계한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야외전시관엔 수목과 다양한 조각이 어우러져 있다.
서울둘레길은 한양도성 순성길과 서울 외곽의 산과 마을을 연결한 157㎞ 걷기 길이다. 지난 4월 ‘서울둘레길 2.0’으로 정비해 기존 8개 코스를 21개로 세분화했다. 코스당 평균 길이는 20km에서 8km로 줄이고 안내판과 지능형 CCTV를 보강했다. 매주 한 코스씩 전 구간을 완주하는 ‘100인 원정대’를 비롯해 5~7월, 9~11월 숲 전문가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 펀트레킹’ 프로그램(회당 선착순 20명)을 운영한다. 8월과 10월에는 한강 야경을 접목한 ‘달맞이 트레킹’도 준비 중이다. 프로그램 참가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을 통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