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고려극장 찾은 김태흠 "나도 홍범도 장군처럼 독립운동했을 것"

입력
2024.05.05 15:06
장군 근무 역사적 장소 찾아 "독립영웅"
또 불거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일침
"강제 이주 고려인 대한민국이 도와야"


김태흠 충남지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고려극장을 찾아 "정치를 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하는데, 일제 때 태어났으면 나도 (홍범도 장군처럼)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지역을 방문중인 김 지사는 3일(현지시각) 고려극장에서 고려인협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홍범도 장군은 독립영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극장은 홍 장군이 생을 마감하기 전 근무했던 역사적 장소이다. 장군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한 뒤 1943년 숨을 거둘 때까지 고려극장에서 수위장(守衛長)으로 일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육사·육군·국방부 등의 철거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범도 장군 관련)역사논쟁은 목불인견"이라며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십전구도(十顚九倒)' 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라며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은 당시 박민식 보훈처 장관이 장군 추모식에 참석하고 최고 예우를 약속하며 가라앉은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육사가 장군 흉상 등을 현재 강의동(충무관) 앞에서 박물관이나 공원 등 학교 내 다른 곳으로 이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김 지사는 이날 고려극장 1층에 마련된 홍범도 장군 전시관을 둘러본 뒤 신유리 고려인협회 회장과 독립유공자 최재형 선생 증손녀 박따지나, 김엘레나 고려극장장 등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고려극장은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전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것은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충남도 차원의 교류·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고려인 후손 2~5세대 약 11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인협회와 고려민족중앙회, 고려극장, 고려일보 등이 주요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인협회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정치·경제적 위상을 높이고 고려인의 전통과 풍습 문화를 보존 전승하기 위해 고려극장 지원, 한국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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