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9)씨가 5· 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앞둔 2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 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노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오월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날까지 굽어 살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7개의 묘에 헌화 후 각각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또 김형미 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오빠인 김형영 열사 묘와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 18 기념재단 이사장 묘역도 찾아 참배했다.
그는 5·18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담긴 부친의 회고록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는 5·18이 '광주 사태'로 명시됐으며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말에 현혹돼 계엄군에 맞섰다"고 적혀 있다.
노씨는 지난해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이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명확한 시기나 단정적인 표현보다는 에둘러 수정의 뜻을 전하기만 했다. 그는 "회고록이 상당히 오래 전 절판이 돼 말씀 주신 것들을 잘 반영해서 수정하려고 하지만 시기를 언제쯤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가능한 빨리 다시 수정해서 새 판을 낼 수 있도록 마련해보겠다"고 전했다.
노씨는 2019년 노태우·전두환 직계 가족 중 처음으로 5·18 묘지를 찾아 사죄의 뜻을 밝힌 뒤 매년 참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