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어 엠폭스도 '해방 선언'... 23개월 만에 위기경보 해제

입력
2024.04.30 12:00
5월 1일부로 엠폭스 아듀!
올해 환자 1명 발생에 그쳐
누적 환자 156명, 사망자 0명

성접촉 등으로 전파되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국내 환자가 올해 1명에 그치자 방역 당국이 감염병 위기 경보를 해제한다. 2022년 6월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약 2년 만에 엠폭스 위협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는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기평가회의에서 엠폭스 종합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해 감염병 위기 경보를 내달 1일부로 해제한다고 30일 밝혔다.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경보 중 엠폭스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6일 이후 7개월 동안 '관심'이 유지됐다.

엠폭스는 급성 발열과 피부병변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피부나 성접촉 등 환자와의 밀접접촉이 주요한 감염 원인이다. 잠복기가 3주나 될 정도로 길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진단이 어렵다.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은 낮지만 치명률이 높고 사회적 낙인 때문에 치료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컸다.

엠폭스는 2022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해외여행자 등을 통해 국내에도 전파돼 현재까지 누적 15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153명이 남성이고, 여성은 3명이다. 20대(48명)와 30대(76명)에 환자가 집중됐다. 사망자는 없다.

국내 감염은 지난해 5월 정점을 찍었고 질병청이 3세대 사람두창(천연두) 백신 진네오스를 투입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에 올해 1월 법정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3급으로 하향돼 경증 환자는 격리 없이 일반 의료체계에서 진료가 가능해졌다.

질병청은 "엠폭스의 제한적인 전파 특성 및 고위험군 예방접종 등으로 대규모 발생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위기 경보 해제 뒤에도 국외 동향 모니터링 및 국내 감시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