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화학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을 보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6,24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6.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8조8,5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고 순손실액은 976억 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 마진 개선, 유가 및 납사(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과 판매 물량 증가에 힘입어 에너지·화학 사업 영역에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올랐다"며 "2분기는 강한 실물 경기 흐름에서 글로벌 수요 지속 및 계절적 성수기 진입, 석유개발(E&P) 중국 광구 생산량 추가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 부문별로 보면 극과 극이었다. 특히 최근 고유가 흐름에 따라 에너지 및 화학 사업에서 강세를 보였다. 석유 사업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여러 차례 감산에 나서는 한편 정제 마진 강세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7,563억 원 증가한 5,91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화학 사업 또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241억 원 증가한 1,245억 원을, 윤활유 사업은 견조한 수요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4억 원 증가해 2,20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시장 초기 확대 후 대중화 단계 이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구간에 들어서면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의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조395억 원 감소한 1조6,836억 원에 그쳤다. 영업 손실액은 3,315억 원으로 적자를 봤다. 소재 사업은 판매 물량 감소와 가동률 하락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 손실 644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 시장 캐즘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와 판가 하락 등으로 1분기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다"면서도 "최근 대규모 수주 확보로 글로벌 전 생산 설비의 가동률 향상과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