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막판 신경전... "尹 바뀌어야" "강경 요구 안 돼"

입력
2024.04.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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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없는 영수회담에 여야 샅바싸움

여야가 영수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막바지 기싸움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제를 미리 정하지 않은 만큼 정권의 '역린'까지 꺼낼 수 있다고 별렀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경 일변도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건 협치가 아니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총선 민심을 가감없이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생 현안뿐만 아니라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민감 이슈까지 모두 회담 테이블에 올릴 태세다. 당 일각에서는 '성역은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도 의제로 거론했다.

영수회담이 설령 빈손으로 끝나도 불리할 것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 대표가 '의제 따지지 말고 우선 만나자'는 대통령실 요구를 전격 수용한 만큼, 회담 결과에 대한 책임도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야당이 윤 대통령 심기를 고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며 "이참에 윤 대통령이 예민해하는 주제까지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압박수위를 높이며 결전을 준비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은 윤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검을 과감히 수용해야 하며 민생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나 "국정기조 대전환 차원에서 채 상병 사건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지만 말고 우선 대통령실과 야당 간 소통창구를 개설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일방적인 강경 요구는 대화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총선의 선택이 한쪽의 주장만을 관철해내라는 뜻으로 오독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번의 만남에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와 소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특검은 '정쟁용'으로 평가절하했다. 이에 더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 부의한 양곡관리법이나 전세사기 특별법 또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못 박았다. 김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에게 도움 될 게 하나 없는 정쟁용 법안에 '민생'이란 이름표를 붙여서 계속 끌고 가선 안 된다"며 "양곡관리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모두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강탈해서 해결하자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강진구 기자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