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를 실천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4%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리치 이스트앵글리아대, 노퍽대, 노리치대병원 재단 소 신탁의 소피 패독 박사팀은 2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의 과학 학회인 ‘예방 심장학 2024(ESCPrev 2024)’에서 ‘계단 오르기의 심혈관 이점 평가: 체계적인 검토 및 메타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논문에서다. 이 논문은 35세 이상 48만479명에 대한 계단 오르기 효과 연구 9편에 대해 메타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 활동이 심장과 몸, 정신 건강에 큰 건강상 이점이 있고, 심혈관 질환·암·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기여한다며 신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4명 중 1명만이 WHO가 권장하는 수준의 신체 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신체 활동이 불충분한 사람은 충분히 활동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0~3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계단 수 및 오르는 속도와 관계 없이 계단 오르기 효과를 연구한 9개 연구에 대해 메타 분석을 했다. 연구에는 건강한 사람과 심장마비 및 말초동맥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등 35~84세 48만479명(여성 53%)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은 운동 같은 신체 활동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고 계단 오르기는 실용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체 활동이라며 이 연구에서 계단 오르기가 심혈관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고 했다.
분석 결과, 계단 오르기를 실천한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4% 낮았으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9%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단 오르기는 심장마비·심부전(心不全)·뇌졸중(腦卒中)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패독 박사는 “잠깐의 신체 활동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짧은 시간의 계단 오르기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며 “계단과 엘리베이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계단을 이용하는 게 심장 건강에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계단을 많이 오를수록 건강 증진 효과도 더 커진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이는 추가 연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먼저 집이나 직장, 주변 등에서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대학원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5만8,86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설문 조사한 결과, 하루에 계단을 5층(50계단) 이상 올라가면 심근경색·협심증·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2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 ‘아테로스리로시스(Atherosclerosis)’ 최신 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들의 가족력과 유전적 정보 등을 고려해 연구 참가자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민감성을 계산했다. 또 이들의 생활 습관과 계단 오르기 빈도를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추적 관찰 기간은 평균 12.5년이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매일 계단을 50계단(약 5층) 이상 오르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20%까지 낮아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루 치 교수는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계단 오르기는 심혈관 건강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하루 1만 보’를 채우려면 1시간 30분가량이 걸리지만 계단 5층 오르기는 훨씬 짧은 시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