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5주째 상승... 영끌족 성지 노도강은 하락 '양극화'

입력
2024.04.26 14:10
서울 외곽, 수도권 집값은 약세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변수

서울 아파트값이 5주 연속 올랐다. 금리가 싼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도 크게 반등하자 집값 바닥론이 나오지만 지역별 집값 양극화가 극심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3% 올랐다.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하며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25개 구 중 19개 지역에서 집값이 올랐다. 성동구(0.13%)와 마포구(0.1%)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마포구는 최근 집값이 뛰면서 올해 기준으로 0.16% 올라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용산(0.07%)·서초(0.07%)· 양천(0.05%)· 영등포구(0.04%)도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부동산원은 "선호지역, 단지에서 매도 희망가 상향 조정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간헐적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이다. 서울에서도 도심지역 아파트값은 보합에서 상승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파트값이 저렴해 최근 몇 년 동안 젊은 층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을 일으켰던 외곽지역은 내림세다. 이번 주 집값이 내린 지역은 노원(-0.01%)·도봉(-0.01%)·강북(-0.03%)·중랑구(-0.01%)로 모두 서울 동북권 지역이다.

도봉구가 올해 0.86% 하락해 서울에서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강북(-0.67%), 노원구(0.59%)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다른 외곽지역에 견줘 노·도·강 지역의 집값 하락이 가파른 건 줄어든 재건축 투자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사비 급등 여파로 재건축 사업 기대감이 감소하자 투자 수요도 확 줄었다. 경기는 0.03% 하락해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졌고, 인천은 전주 상승(0.02%)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울 외 다른 지방은 여전히 침체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00건을 넘어서며 1년 전 같은 기간(2,983건)보다 35% 증가했다. 그럼에도 집값 바닥론은 여전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줄면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급부상하고 있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여전하고 고금리가 유지되면 주택시장 진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집값 바닥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번 주 0.07% 오르며 4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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