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개혁신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천하람 당선자의 정치 여정은 평범하지 않다. 대구 출신으로 보수정당 험지인 전남 순천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고,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석열(친윤)계와 각을 세우다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개혁신당은 총선에서 국회의원 3명을 배출하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거대양당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린다. 천 당선자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천 당선자는 2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연금개혁 등과 관련해 "아들한테 '이럴 거면 이민 가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대한민국 소멸을 막는 과제가 젊은 정치인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경제를 아는,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인 천하람이 추구하는 핵심 어젠다는 무엇인가.
"나라를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되는 심각한 지점까지 왔다. 2016년생 아들이 과연 대한민국에서 먹고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걱정을 갖고 있다. 아들이 비수도권에 산다면 더더욱 그 걱정이 가중된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에 반대했다.
"'나라 한탕 털어먹고 그만하자'는 얘긴가 싶었다. 2015년생의 경우 월급의 35.6%를 연금으로 내야 한다. 건강보험료도 10% 이상 내야 될 거고 소득세도 엄청 내야 할 거다. 저부터 아들한테 '야, 이럴 거면 이민 가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완전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고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연금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 정부 견제도 국가 소멸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나.
"그렇다. 지금 꼭 필요한 개혁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한 데서 지지율을 깎아 먹어서 그렇다. 연금, 노동, 교육 개혁 모두 지지율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깎일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 지지율이 20%대인데 무슨 용기 있는 개혁을 할 수 있겠나."
-총선 이후 윤 대통령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사과하고 대안을 만든 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추진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무얼 양보하든 이 대표의 정치적 승리가 된다.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멘붕(멘털 붕괴)'에 빠져 전략적 판단이 없다."
-지자체의 성인 페스티벌 금지 결정을 비판했다.
"흔히 정치권에서 '갈등을 부추기면 안 된다, 갈라치기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무책임하게 국민들 사이에 있는 갈등을 방기하는 거다. 페스티벌 금지는 지자체장들이 과도한 적극 행정을 하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국정감사 등에서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따져 묻겠다."
-'이준석 아바타'라는 평가도 있다.
"국민들이 이미 더 잘 알려진 정치인과 연계해 새로운 정치인을 평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준석 대표도 '박근혜 키즈' '유승민 키즈'였다가 당대표가 되면서 독립된 정치인이 됐다. 억지로 선 긋기를 할 필요도 없고 제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면 될 일이다."
-희망 상임위는.
"기획재정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딱지를 떼고 싶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정치인은 괜찮지만, 법조인 티를 못 벗고 정치하는 것은 반대다. 항상 과거를 재단하고 누군가 잘못했다는 얘기만 하게 된다. 저는 양극화, 저성장 고물가 등 거시경제 문제의 대안을 마련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