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빌라 전세 사나요"... 세입자도 집주인도 월세 선호

입력
2024.04.24 20:00
서울 빌라 전세 비중 역대 최저
전세사기·공시가 하락이 부추겨

1분기(1~3월) 서울 빌라 임대차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임대차시장은 대세가 월세로 기우는 분위기다.

24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3월 서울의 주택(아파트·빌라·단독) 전월세 거래 12만3,669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5만7,997건, 월세는 6만5,672건으로 나타났다. 전세 비중이 46.9%로,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분기 기준) 가장 작다. 서울의 주택 전세 비중은 2020년 61.6%였지만 2021년 58.0%, 2022년 50.3%, 2023년 47.6%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빌라와 단독주택의 월세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서울 지역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월세 거래 6만6,170건 가운데 전세는 2만4,002건(36.3%), 월세는 4만2,168건(63.7%)으로 전세 비중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59.1%로 1년 전(57.5%)보다 되레 늘었다. 유독 빌라 임대차시장에서만 전세 거래가 줄고 월세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빌라를 고리로 한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공시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아파트 임대차는 전세금반환보증이 필수라 전세보증 기준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져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곧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전셋값 하락분만큼 이를 월세로 돌리는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신축 빌라는 보증금을 확 낮추고 월세를 높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은 지 5년 이내의 서울 시내 빌라는 평균 월세가 101만 원(다방 분석)으로 집계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택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