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하는 K리그 마케팅… 관중, 수입, 해외 인지도까지 타깃

입력
2024.04.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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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홍보만으론 한계... '경기+알파' 필요
'경험'에 초점 맞춰 "일단 경험해봐야 또 온다"
수익화 위해 자체 브랜드 상품도 꾸준히 출시


지난해 유료 관중 300만 명을 돌파한 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올해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흥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개막 후 이날까지 K리그 1, 2부 합계 78만9,617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 속도라면 올 시즌 말에는 지난해 기록한 300만5,579명(승강플레이오프 관중 제외)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경험'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구단들

K리그 흥행 이면에는 관중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각 구단들의 치열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마케팅의 초점은 '경험'에 있다. 경기만 홍보해서는 관심을 끌기 어려우니 '경기+알파'로 추억을 선사해 재방문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제주FC의 고교수학여행 공략이 대표적이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교들에 경기 입장권을 할인해주는 것인데, 지난해 한 경기에만 4개교 620여 명이 방문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관중 증가는 물론, 라이트팬층까지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부터는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수원FC도 오는 30일 FC서울과의 10라운드에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를 통해 대학생 1,000명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초청한다. 구단 관계자는 "일단 와 봐야 경기장이 어디 있고 경기장 분위기는 어떠며, 향후 경기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심을 갖게 될 거라 봤다"며 "재방문율이 최소 1%만 돼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FC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인도네시아 스타 선수 아르한과 함께 '인도네시아 데이'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 교민들이나 관련 단체, 대사관 직원 등을 경기장으로 초청하는 행사다. 구단 측은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내에서 구단 인지도가 올라가면 향후 선수 영입을 위해 현지 에이전트와 소통할 때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은 '덤'이지만 '중요'

구단들의 관중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팬들이 축구 경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게 하는 데 있지만, 이를 통한 수익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구단별 자체 브랜드 제품이 꾸준히 출시되는 배경이다. 이미 수익화에 성공한 울산HD의 경우 자체 브랜드 상품들의 영업이익률이 30~40%에 달한다. 식음료(F&B) 판매의 매출 기여도 또한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울산 라거'와 네 번째 자체 브랜드 상품 '미쵸' 나쵸는 각각 1만2,000개, 2만 개 이상 팔렸다.

맥주를 시작으로 팝콘, 나쵸, '그라놀로지' 바 등 식음료 제품 출시에 집중했던 FC서울은 수익화 모델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NFT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 1, 2차는 이미 완판됐다. 구단 관계자는 "새롭게 소개되는 지식재산권(IP) 기술이나 서비스를 구단 비즈니스와 연결해 새로운 수익 창출은 물론, 팬들에게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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