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의 무력 공방을 벌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반 년 넘게 전쟁을 계속하면서도 인질 구출 등 성과가 지지부진해 책임론에 시달려왔지만, '숙적' 이란과의 갈등 격화 이후 기사회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 이란과의 대립으로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지지율은 37%를 기록했다. 네타냐후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지지율(42%)보다는 5%포인트 낮다. 다만 이 지지율 격차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라고 NYT는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대국 본토를 직접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은 긴장 상황이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NYT는 평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 작가인 마잘 무알렘은 "이번 주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최고의 일주일이었다"며 "우리는 모두 핵무기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이란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주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가 (지지율을) 회복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그간 구축해 온 강경한 이미지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 이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6개월 넘는 하마스와 전쟁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인식도 흐려지게 했다는 것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연정 지지율은 여전히 야당과 경쟁자들보다 뒤진 상태다. 반정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수천 명이 모여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조기 총선 등을 요구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