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학원가를 덮쳤던 '마약음료' 사건의 핵심 공급책이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국가정보원은 19일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필로폰 공급 총책인 30대 중국인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우리 당국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중국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은신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 1월 여행가방에 필로폰 4㎏을 숨겨 캄보디아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던 중국인 B씨를 적발해 추적하던 중 주범 A씨에 대한 실마리를 잡았다"며 "즉각 검찰과 경찰,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에 착수해 A씨 은신처와 체류 동향, 생활 패턴 등으로 포위망을 좁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마약음료 사건으로 전달책 4인조와 중간 공급책 2인조 일당이 검거된 이후 법망을 피해 캄보디아에 은신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도 계속 한국에 필로폰을 공급하고 있었다. 지난 2월 출범한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INTAC)'를 중심으로 첩보를 공유했던 국정원은 지난 3월 A씨 소재와 관련한 단서를 입수해 캄보디아 경찰에 전달했고, 경찰은 잠복수사 끝에 지난 16일 프놈펜 중심가 빌라에서 은신해 있던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A씨 체포 당시 은신처에서는 2만3,000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0.7㎏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신종 필로폰을 개발해 한국에 대량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은신처에서는 푸른색의 인공착색된 신종 필로폰이 발견됐는데, 이는 A씨가 직접 제조한 신형 마약이었다. A씨는 중국과 한국에 해당 견본품을 공급해 시장 반응을 타진했고, 중국보다 반응이 좋은 한국에 대량 공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A씨 체포과정에서 발견된 신종 필로폰은 더 중독성 있는 제품을 만들려는 범죄로 볼 수 있다"며 "검거하지 못했다면 대량의 마약이 밀반입돼 또 다른 신종 범죄에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