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방사선 치료 후 생긴 딱딱한 덩어리…재발암?

입력
2024.04.16 18:49
[건강이 최고] 방사선 치료 후 남은 흉터 조직…“재발암 아니며 별다른 문제 없어”

암 환자 4명 중 1명은 폐암으로 목숨을 잃는다. 암 사망자 8만3,378명 중 22.3%는 폐암이 원인이다(국가암정보센터, 2022년 기준).

폐암 치료법은 절제술이나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이 중 계속해 치료 시행 비율이 높아지는 게 방사선 치료다. 3기 이상이라면 절제를 잘 하지 않고, 1기에서도 절제술 대신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폐암 방사선 치료 후 폐에 없던 섬유 조직이 관찰될 때가 있다. 일부는 1~4년을 점점 커지기도 한다. 해당 조직이 '혹시 암 재발은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도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섬유 조직과 재발암이 유사하게 보일 수 있는데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며 "재발암은 CT소견 상 비교적 균일한 경계를 보이지만 섬 유조직은 경계가 불규칙하다"고 했다.

또한 폐암 치료 시 위치(암 주변 조직 변형일 경우 섬유 조직일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폐에 생긴 섬유 조직을 무조건 경계할 필요는 없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로 DNA가 파괴된 암세포들은 체내 면역 반응에 의해 대부분 흡수되지만, 일부는 섬유 조직으로 변형된 채 남아 있다"며 "다쳤을 때 남는 일종의 흉터로 생각하면 되는데, 섬유 조직 크기가 커져도 살아있는 암세포는 없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했다.

CT소견으로 감별이 어렵다면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을 추가로 찍으면 도움이 된다. 재발암은 PET-CT에서 밝게 보이지만 섬유 조직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쉽게 감별할 수 있다.

공문규 교수는 "섬유 조직이 아니라 재발암이라고 생각이 든다 해도 곧바로 치료하지 말고, 가능하면 확진을 위해 조직 검사를 권고한다"며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 재발암으로 판단해 치료를 시작했다가 재발암이 아닌 섬유 조직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