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김건희 여사 모녀의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한 YTN에 중징계를 내렸다.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걸어 방심위가 MBC와 YTN 등 언론사들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YTN ‘이브닝 뉴스’와 ‘뉴스나이트’의 ‘“檢, 1년 전 “김건희·최은순 모녀, 22억 수익” 확인’(1월 12일) 보도에 법정제재인 '경고' 처분을 하는 징계안을 의결했다. YTN은 이 보도에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검찰 종합의견서’를 인용하며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 수익까지 더해서 (수익이) 모두 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한 차례 서면조사에 멈춰 있다”고 보도했다.
이 안건을 논의한 방심위원 3명의 의견은 엇갈렸다. 모두 여권 추천 심의위원이었지만 문재완 위원은 “(김 여사 모녀가) 얼마의 수익을 올렸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도의 객관성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특검이 되든 수사를 하든 결론이 나오면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의결 보류’ 의견을 냈다. 반면 이정옥 위원이 “재판 결과를 볼 필요는 없다. 보도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검찰의) 일방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한 것은 지적해야 한다”며 ‘경고’ 입장을 내 2대 1로 '경고'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MBC의 김 여사 관련 보도도 중징계할 전망이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김 여사 모녀의 주가조작 의혹을 다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1월 16일)도 신속 심의해 중징계를 전제로 방송 관계자들의 진술을 듣기로 지난 9일 의결했다.
방심위는 TV조선의 허위사실 보도는 경징계했다. 방송소위는 16일 TV조선 ‘TV CHOSUN 뉴스7’의 ‘선생님은 공익제보자?’(2023년 6월 10일) 보도에 경징계(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가 재허가·재승인 심사 시 감정을 당하지만, 행정지도는 불이익이 없다.
TV조선은 이 보도에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아들 학교폭력 사건 공익제보자인 전경원 하나고 교사에 대해 △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후 학교 입시 비리를 폭로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 요직을 맡았는데 국회에서는 전교조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허위사실로 밝혔다. 이에 TV조선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라 전 교사가 △학폭 의혹 제보 당시 징계받은 사실이 없고 △2015년 공익제보 당시 전교조 소속이 아니었으며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문을 냈다.
류 위원장과 이 위원은 “팩트 부분이 틀린 점은 있지만 언중위에서 조정을 했다”며 경징계(주의) 의견을 냈다. 두 위원이 평소 심의에서 "언론은 팩트가 아니면 보도하면 안 된다"며 권력비리 의혹 보도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 위원만 “중대한 과실이며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중징계(주의) 의견을 냈다.
방심위는 류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징계 수순을 본격적으로 밟으려 했으나 무산됐다. 16일 회의에선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1월 15일)의 민원 사주 의혹 방송을 신속 심의할 예정이었다. 신속 심의 안건은 8명의 방심위원 중 3분의 1 이상 또는 방심위원장이 빠르게 심의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한 안건이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진행자는 당시 보도에서 "명확한 판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사건은, 왜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고발 사건은 이렇게 거북이걸음이냐" 등의 발언을 했는데, 이것은 방심위원장에게 제기된 혐의를 과장·왜곡한 것이라는 민원이 방심위에 제기됐다. 심의를 진행할 경우 류 위원장이 자신의 의혹을 다룬 보도를 심의하는 ‘셀프 심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재완, 이정옥 위원이 권익위원회 조사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의결 보류’ 의견을 내자 류 위원장도 이에 동의해 이 안건은 심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