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근로자 5명 숨진 작업장…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또 사망사고

입력
2024.04.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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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에 머리 맞고 크게 다쳐 끝내 사망
2022년 이후 5번째,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특수강 전문기업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근로자가 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2년간 벌써 4번째 사망사고(사망자 5명)다.

1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 A(64)씨가 절단된 파이프에 맞고 쓰러졌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이곳 근로자 사망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22년 5월 4일 50대 근로자 1명이 야간 작업을 마치고 도보로 이동하던 중 무게 6~7톤, 길이 5~6m의 강철 반제품에 부딪혀 넘어져 변을 당했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인 세아베스틸은 당시 고용노동부 조사를 통해 지게차가 돌아다니던 현장에 근로자 통행을 막는 등 아무런 예방 조치가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지게차 운전자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고, 세아베스틸 대표 A씨와 군산공장장 B씨 등 2명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같은 해 9월 8일에는 50대 협력업체 근로자 1명이 철강과 차량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고 이듬해 3월 2일에는 내부 분진 제거 작업을 하던 원청 근로자 2명이 고온 슬래그에 뒤덮여 전신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이들 사건은 현재 고용부가 수사하고 있다.

용광로에서 철을 녹이는 작업을 주로 해 근무 환경 자체가 위험한 만큼 사측이 안전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고가 재발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회사 측은 사고 예방을 위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1,500억 원을 투입해 안전시설물 개선, 안전 취약항목 점검·조치 체계 구축, 안전 조직 확대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군산=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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