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속에 텍사스주에 45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했는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이를 "삼성전자 50년 꿈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경 사장은 1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열린 투자 기념 행사에 참석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삼성 반도체는 반세기 전 가장 작고 가장 발전된 컴퓨터 칩을 만들어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꿈과 함께 설립됐다"면서 "오늘은 그 50년 꿈의 중대한 이정표를 세운 날"이라고 밝혔다.
경 사장은 "테일러시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이 완성되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디자인부터 완성까지 미국에서 만들어진 최첨단 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라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미국 의회와 텍사스주 정부 및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 등을 열거해 "이들이 없었으면 테일러에서 우리의 꿈을 실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앞서 이날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테일러 캠퍼스에서 열린 보조금 행사엔 경 사장과 더불어 러몬도 장관, 텍사스주가 지역구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 아라티 프라바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매콜 위원장과 이날 현장에 오지 않았지만 영상 축전을 보낸 존 코닌 상원의원 등은 야당인 공화당 소속으로 조 바이든 정부의 칩스법에 초당적 지지를 보낸 인사들이다.
경 사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28년 동안 텍사스의 일부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계획은 단지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아닌 공동체에 대한 투자"라며 "우리는 여기 머무르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이날 행사 후 별도 인터뷰에서 상무부가 칩스법에 따른 반도체 생산 공장 보조금 390억 달러를 올해 안으로 모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엔 메모리반도체와 웨이퍼(반도체 원판), 화학물질 등 재료 공급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텔과 TSMC, 삼성전자 등 첨단 반도체 공정 투자에 주안점을 둔 보조금 지원이 이뤄진 만큼 향후에는 지원 대상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장 설립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역시 보조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