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에서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단체는 학대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6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이달 11일 오후 3시 30분쯤 한 남성이 서울 광진구 건국대 캠퍼스 내 호수인 일감호에 사는 거위들을 수차례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단체는 "시민으로부터 받은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거위의 머리를 바닥에 닿을 만큼 손으로 계속해서 때렸다"며 "거위들은 반격을 해보려고 했지만 남성에게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성은 거위들의 반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폭행을 가했고, 결국 한 마리는 머리에 상해를 입고 출혈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건구스는 건국대의 '건'과 영어로 거위를 뜻하는 '구스'(goose)를 합친 애칭으로 교내 신문에 '우리 대학의 마스코트'라고 소개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었다. 거위들은 평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만큼 경계심이 크지 않아 사람에게 잘 다가갔다는 게 단체 측의 설명이다.
단체는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했다. 또 현장 조사를 통해 다른 학대행위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대응키로 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학교에는 거위뿐 아니라 고양이 등 다른 동물도 살고 있다"며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운 상황이라 학교 측에 학교 차원에서 동물보호 캠페인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학대에 대한 공분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저런 행동은 본인보다 약한 존재에 반드시 또 행해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꼭 학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경기 안양시에서는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이 남성들에게 돌팔매질당했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올라온 글에 따르면 지난 3, 4일 밤 오리 가족 세 마리 중 두 마리가 공격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팀장은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던 동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가축이든 야생동물이든 모든 동물은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