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4이통사' 향한 불신의 눈길들..."정부가 지원 조건 명확히 하고 꼼꼼히 따져야"

입력
2024.04.15 21:00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 사업 계획 두고 국회 토론회
"기존 통신 가입자 데려오려면 더 많은 마케팅비 필요할 것"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 제4이동통신사로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엑스)의 재무 능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데 정부가 신생 통신사를 돕더라도 재무적 능력과 약속된 설비 투자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소통학회가 주최한 '28㎓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스테이지엑스가 공개한 사업 계획만으로 사업 성공과 시장 경쟁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리라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스테이지엑스가 '2028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것을 두고 "연간 휴대폰 신규 가입자 238만 명을 모아야 하는 수준으로 결국 기존 휴대폰 가입자를 데려와야 한다"면서 "경쟁사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자본금은 최소 1조 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정부는 로밍 대가, 상호접속료, 정책금융 등 지원에 있어 충분한 자본금을 확보하고 투자를 이행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정책지원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도 "스테이지엑스가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앞둔 현시점에서 (사업 실패에 대비해) 충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사업권 부여 단계에서 구체적인 의무 사항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연도별 통신망 의무 구축 수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할당대가 납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혜택 지원을 중단하고 할당 주파수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요금 인하'의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석헌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스테이지엑스의 '3년 후 가입자 300만, 매출 1조 원' 목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3만 원대를 가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이동통신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시한 가입자와 매출 목표, 통신망 구축 등의 세부 사항을 더 상세히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란 의혹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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