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에 수개월간 무단으로 주차한 고가 외제차 차주가 외부인으로 확인됐지만 법적 처벌을 피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 소재 LH 임대아파트(행복주택)에 수개월간 무단 주차한 롤스로이스 차량의 차주 A씨를 찾아냈다. 입주민이 아닌 A씨는 해당 아파트 주차 차단기에 고장이 잦아 일시적으로 차단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해 주차를 해왔다. 차량 등록증이 없어 아파트 측에서 주차 위반 스티커를 수차례 부착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주차했다.
아파트 측은 해당 차량에 연락처가 기재돼 있지 않아 조치에 난항을 겪어왔다. 아파트 내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지 않아 견인과 같은 강제집행도 쉽지 않았다. 자칫 차량이 훼손되면 재물손괴죄 적용이나 손해배상 우려도 있다.
하지만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차량에 대한 제보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행복주택에 입주하려면 부동산과 금융자산, 자동차 등을 포함한 세대 총자산이 3억4,500만 원 이하여야 하고, 자동차는 차량기준가액이 3,708만 원 이하여야 한다. 이에 해당 차량이 입주민이 아닌데도 장기간 주차했다는 데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뒤늦게 조사에 착수한 LH에 따르면 차주 A씨는 중고차 딜러로 확인됐다. LH는 중고차 매물 조회를 통해 A씨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중고차 딜러들이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임대아파트 등 관리가 허술한 아파트 주차장에 무단 주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A씨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법적 제재를 할 방법이 없다. 도로교통법상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에 해당되지 않고,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무단 주차를 하더라도 차주에게 강제적인 조치나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LH 측 연락을 받은 A씨는 이날 즉시 출차를 완료했다. LH 관계자는 "차량 소유주로부터 무단 주차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받았다"며 "앞으로 주차 차단기와 출입차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