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산항에 정박한 멕시코발 화물선에서 94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다량의 마약이 발견됐다. 울산세관과 대구본부세관을 거쳐 수사에 나선 대구지검은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해 밀수경로 등을 수사하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최재만)는 온산항에 있던 2만5,000톤(t)급 화물선 바닥에서 코카인 약 28㎏(시가 약 142억 원 상당)이 발견돼 수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코카인은 화물선의 균형을 잡거나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로 바닷물에 잠겨 있는 부분인 시체스트(Sea Chest)에서 지난 5일 검은색 가방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배 아랫부분의 따개비를 제거하던 잠수부가 이상한 물체가 있다고 신고했고, 관할 기관인 울산세관과 대구본부세관이 간이시약 검사로 코카인을 확인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코카인은 1㎏씩 소분해 28개 블록 형태로 포장돼 있었고, 이 중 2개의 블록에는 위치추적 장치(GPS)가 매립∙설치돼 있었다.
해당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다. 지난달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후 같은 달 16∼19일 캐나다 밴쿠버항을 경유했고, 지난 5일 울산 온산항에 도착했다. 이후에는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로 갈 예정이었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탑승 중이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폐쇄회로(CC)TV, 입출항 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해당 화물선이 한국을 경유해 타국으로 출항하려다 적발된 점으로 미뤄 실제 마약을 거래할 목적지는 한국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며 코카인 밀수 관련자를 특정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부산항에 정박한 선박에서 100㎏가량의 코카인이 발견된 적이 있다. 해경 수사 결과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의 ‘배달 사고’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