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현지 진출 전자업계도 '예의 주시'

입력
2024.04.14 16:30
삼성전자·LG전자, 지난해 10월 이후 경계 지속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장기 영향 우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번지면서 현지에 지점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인해 두 기업이 입은 피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구에 판매 법인과 연구개발(R&D)센터 등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텔아비브에 판매 지점을 운영 중이며 이와 별도로 2021년 인수한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인 사이벨럼이 텔아비브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두 회사는 이스라엘 상황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경제의 핵심 구역으로 그동안 무력 분쟁이 발생하는 지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번 충돌로 인해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발생한 이래로 비상 경계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세계 반도체 및 전자제품의 공급망에 미칠 장기적 여파에도 주목한다. 이스라엘이 반도체 기술 개발과 생산 거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의 생산 공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스타트업들이 많이 모여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은 이스라엘 내 예루살렘을 포함한 네 곳의 개발·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말 250억 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예고했다.

현지의 시선도 엇갈린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투자가 줄었다는 당장의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 매체와 인터뷰한 이스라엘 타웁 사회정책연구센터의 벤저민 벤털 수석연구원은 "전체 투자 금액은 비슷하지만 투자자 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지적하며 "군사적·정치적 갈등의 해소와 함께 명확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