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FFR) 등 미국 무신론자단체와 소수자 인권운동단체 등은 'IN GOD WE TRUST'가 수정헌법 1조(종교의 자유)에 위배된다며 여러 차례 소송을 걸거나 대리했다. 2018년에도 연방대법원은 저 문구가 시민들에게 특정 종교에 참여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 규정에 반한다며 제기된 소송을 기각했다. 중도 보수 성향의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판사는 ‘의례적 이신론(ceremonial deism)’, 즉 저 문구가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일상적으로 쓰이면서 원래 지녔던 종교적 의미가 탈색되고 역사적 상징적 의미로 변화했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미국을 신자들의 나라라며 “화폐에도 충성 맹세와 함께 ‘하나님을 믿는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주의회가 모든 공립학교에 미 연방의 저 표어 포스터를 게시하도록 법(SB797)으로 의무화하자, 2022년 8월 사우스레이크 캐롤 학군의 한 아랍계 학부모가 무지개 장식 아래 아랍어로 저 문구를 새긴 표지판을 만들어 학교에 기부했다. 학교 측은 이미 충분한 표지판이 있다며 아랍어 표지판을 거부했고, 그는 학교 이사회에 참석해 “왜 더 많은 ‘신’은 마다하느냐”고 따졌다. 지역 진보단체들은 저 표어를 다양한 언어로 새긴 포스터 제작-배포를 위해 모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인디애나폴리스대 학생신문 ’더리플렉터(The Reflector)’는 “저 문구가 만들어지고 확산되고 법제화된 모든 과정이 기독교인에 의해 이뤄졌고, 신자 절대다수가 기독교인인 미국 현실에서 저 문구가 국가의 표어로 유지되는 것이 과연 소수자에게 공정한가 자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저 표어보다 앞서 1782년 연방의회가 국가 표어로 선택한 것으로 ‘이 플러리버스 우넘(E pluribus unum)’이란 게 있었다. ‘다수 가운데 하나(One out of many)’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