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엄마 골퍼’ 박주영 “육아와 대회 병행... 바이오리듬 찾기 어렵다"

입력
2024.04.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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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터뷰할 게 뭐 있어요? ‘아줌마 골퍼’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하나?”

박주영이 11일 인천 클럽72 하늘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후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의 말처럼 그는 19개월짜리 아들을 둔 ‘엄마 골퍼’다. 육아와 골프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늘 빡빡한 스케줄에 쫓기며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박주영은 “시합 끝나고 아기 돌보고 살림도 해야 된다”며 “오전 1시에 자서 오전 5시에 일어나기도 하다 보니 바이오리듬이 많이 깨진 게 큰 문제”라고 밝혔다. 아들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대회 중간중간 영상통화로 아들을 보고 있다”며 “영상통화로 육아를 하니까 마음이 안 좋다. 나는 일종의 파트타임 엄마”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한 조에 속한 안선주도 쌍둥이 엄마라 라운딩 내내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주영은 “힘든 생활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준다”며 “이날도 둘이 서로 아기 자랑을 했는데, 그냥 재밌고 웃기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경기 내용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엄마의 역할을 잠시 내려두고 프로 골퍼의 냉철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날 라운드를 돌아보며 “버디 7개를 치고 투온도 했는데 그린에서 실수를 범했다”며 “(2언더파를 기록했지만) 마치 이븐파를 친 기분”이라고 밝혔다. 코스 역시 “바람이 불지 않아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현실적으로 잡았다. 그는 “우승을 하고 싶지만 마음먹은 대로만 되면 골프가 아니다”라며 “일단 컷을 통과한 후에 다음 목표를 생각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우승 욕심이 없는 건 물론 아니다. 그는 “프로골퍼는 당연히 우승이 목표”라며 “1승이라도 꼭 다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주말에 아들이 대회장에 온다”며 “숙소 방에 있을 때 아기 밥 먹여주고 놀아줘야 한다. 이번 주말은 선수 스케줄이 아닌 아기 스케줄 위주로 돌아갈 것 같다”며 다시 ‘엄마 모드’로 돌아갔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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