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양문석 김준혁...민주당, 이대로 끌어안고 가나

입력
2024.04.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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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출, 막말 논란에도 총선 승리
입성 전부터 사법리스크 안고 국회로

‘불법대출’과 ‘막말논란’ 등으로 4·10 총선 직전까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4·10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 입성을 눈앞에 뒀다. 후보 사퇴 압박 속에도 배지를 거머쥐긴 했지만, 수사기관 고발과 시민사회 반발이 이어져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당 내부에서는 당 차원의 후속조치를 통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서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11일 마무리된 22대 총선 개표 결과 불법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와 잇따른 막말로 이화여대를 비롯해 안동 유림들로부터 비난이 쇄도한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가 여당 후보들을 제치고 승리했다. 선거에 이겼지만 이들에 대한 당 안팎 우려는 상당하다. 논란 속에도 공천을 강행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양 당선자는 공천 이후 딸을 앞세운 불법대출 11억 원을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강남 아파트 투기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면서 양 당선자는 수사대상이 됐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와 안산선거관리위원회는 각각 수사기관에 딸 불법대출 경위와 재산 축소신고에 대한 수사를 맡겼다.

김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도 진행형이다.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 비하 및 이대생 미군 성 상납’ ‘유치원 교육선각자 친일파 모욕’ 등의 발언으로 이화여대 구성원들을 비롯해 여러 시민사회단체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해 ‘성적도구’ ‘성적 노리개’로 비하하는 망언도 드러나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등이 김 당선자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두 당선자 모두 의정생활 시작도 전부터 사법리스크를 떠안은 셈이다.

이들 외에도 지난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대가리를 뽀개 버리자” 등 막말을 쏟아내 구설에 오른 김우영 서울 은평을 당선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재차 불거진 김기표 경기 부천을 당선자 등도 논란의 불씨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사후조치 필요성도 제기된다.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된 비례대표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을 의원총회에서 제명해 무소속으로 내보낸 것처럼 국민 눈높이에 맞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홍익표 원내대표 등 일부 지도부들은 이들 후보의 각종 논란 등을 ‘큰 위기’로 사후조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대 국회가 개원된 후에도 논란의 당선자들의 새로운 실언이나 실책이 일어날 여지가 충분하다”며 “정당 차원의 적절한 조치로 정치권의 자정 능력을 한 단계 올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