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통증 완화됐다고 약 중단하면?

입력
2024.04.08 18:00
[건강이 최고] ‘요산저하제’ 중단하면 대부분 재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痛風·gout) 은 혈액 내 요산이 축적되면서 발생한 요산염이 관절과 주위 연부(軟部) 조직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40~5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통증은 엄지발가락에서 주로 나타나고, 발목과 무릎에서도 생길 수 있다.

통풍 원인인 요산은 음식에 함유된 퓨린(피린미딘과 이미다졸이 융합된 형태 화합물)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다. 치료하려면 요산 축적을 억제하거나 소변으로 배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요산저하제’를 복용해 높아진 요산 수치를 낮추게 된다(요산 저하 치료). 통풍은 수술·시술 치료법이 없기에 평생 약을 먹어 관리해야 한다.

손창남·오윤정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에게 요산저하제 복용 시 주의 사항과 식단 등을 일문일답으로 들어본다.

-통풍 발병 시 초기 요산 저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1년에 2회 이상 통풍에 의한 발작이 일어나면 요산 저하 치료를 시작한다. 다만 만성질환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9㎎/dL 이상이거나 요로결석이 있으면 연 발생 횟수와 관계 없이 통풍 발병 직후부터 요산 저하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약을 꾸준히 복용해 증상이 완화하면 약을 끊어도 되나.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산저하제를 1년 이상 복용한 통풍 결절이 없는 무증상 환자의 13%는 5년 동안 요산 수치 7㎎/dL 이하(정상)로 재발하지 않고 증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발할 때가 많아 약 부작용이 없다면 계속 요산저하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면 별도로 주의해야 하는 약이 있나.

“통풍 환자는 평생 약을 복용하며 관리해야 한다. 복부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면 이 약들도 함께 복용해야 하는데, 이때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약 중 이뇨제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이므로 고혈압이 있는 통풍 환자라면 티아지드(thiazide)·푸로세미드(furosemide) 같은 이뇨 성분 약은 중단하고 요산을 낮추는 로사르탄(losartan) 성분의 고혈압 약으로 대체한다. 통풍 환자가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요산을 배출하는 스타틴(statin) 성분의 약, 중성지방에는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 성분의 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통풍 약을 오래 먹으면 간·콩팥 기능이 나빠지지 않나.

“요산저하제는 콩팥이나 간에서 대사되기에 환자의 기저 질환을 고려해 약을 선택하고 약을 먹으면서 주기적으로 혈액검사해 간과 콩팥 기능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대부분 별다른 부작용 없이 요산 수치를 잘 낮추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위험보다 약을 복용할 때 효과가 더 크다. 예전에 저용량 아스피린이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지만 최근에는 심장이나 다른 질환으로 아스피린을 먹고 있다면 굳이 중단할 필요는 없다. 두통이나 통증으로 약을 복용해야 된다면 아스피린보다 다른 진통제를 먹는 게 좋다.”

-퓨린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퓨린은 요산으로 분해되므로 퓨린이 적게 든 음식을 먹는 게 좋다. 특히 육류·내장 같은 장기 부속물은 피하고, 해산물 중에서는 새우·조개류는 줄여야 한다. 음식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액상 당은 요산을 높이므로 과당이 포함된 음료수나 음식은 피해야 한다. 맥주는 요산의 혈중 농도를 높이므로 통풍 환자에게 독주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통풍 환자는 여러 대사 질환이 동반되고, 음식과 현재 복용하고 있는 다른 약의 영향을 받기에 전문가와 상담해 환자에게 맞는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