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깡통열차'에 세 살배기 깔려 …"화상 입고 치아 깨졌다"

입력
2024.04.08 17:30
지난달 31일 포천 테마파크서 사고
"아이 얼굴 피범벅…안전 확인 안 해"
테마파크 측 "보상 최대한 노력할 것"

경기 포천의 한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가 뒤집혀 세 살배기 쌍둥이 등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깡통열차 전복사고의 전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와 쌍둥이 딸 B·C(3)양은 지난달 31일 경기 포천의 한 테마파크에서 '깡통열차'에 탑승했다.

이 열차는 드럼통 형태의 좌석이 나란히 연결된 구조였다. A씨는 맨 마지막 칸에 C양을 안고 탔고, B양은 옆자리에 태웠다. 속도를 높여 달리던 열차는 방향을 바꾸는 순간 바깥쪽으로 치우치면서 옆으로 쓰러졌다. 혼자 탑승했던 B양은 튕겨져나갔고, A씨와 C양은 뒤집어진 채 약 3초간 열차에 끌려갔다.

A씨는 사고 직후 "아이들 먼저 상태 본다고 의자에 앉히고 아이들 앞으로 절뚝이며 갔는데 아이 얼굴이 피범벅이었다"며 "기차 타고 싶다고 떼를 쓰던 아이들이 '아파서 안 타고 싶다'고 울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A씨가 올린 영상에는 열차가 넘어지고 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가족은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쌍둥이는 아스팔트에 얼굴이 쓸려 2도 화상을 입었다. B양은 등에, C양은 손등에도 화상을 입고 앞니가 깨졌다. A씨는 어깨와 팔 등을 다쳤다.

A씨는 열차 내부에 충분한 안전장치가 없었고, 업체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에서 "제대로 잘 탄 건지 안전을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고 타고 보니 안전벨트도 없어서 괜찮은 걸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글에선 업체 측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 바깥쪽에 타서 사고가 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그럼 운전자가 (승객이) 그 자리에 탄 걸 봤을 때 다른 자리로 안내했어야 한다"며 분노했다.

테마파크 관계자는 8일 본보에 "사고 다음 날 열차 운행을 바로 중단했다"며 "안전관리에 미흡했던 것은 저희 잘못이기에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에게 사고 당일 응급실에 동행하는 등 계속 사과했다"며 "보험 처리를 포함해 피해 보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9일 테마파크 안전관리책임자와 열차 운전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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