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이틀 앞둔 8일, 수도권 선거유세에 '올인'했다. 9일엔 서울 청계광장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메시지도 "야권 200석을 막아달라"는 호소에 집중됐다. '읍소'와 '공포 마케팅' 등 여러 해석이 공존하는 가운데, '만시지탄'에 가깝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광주 태전지구에서 첫 유세 일정을 갖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00석을 가지고 대통령 탄핵만 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다.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답한 뒤 "개헌해서 국회에서 사면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자기 죄를 스스로 사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두고는 "하방경직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근거로는 "(투표를 이틀 앞둔) 예민한 시기에도 (민주당 후보) 김준혁, 양문석 같은 사람 '오케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물며 200석을 가졌을 경우 그냥 '여러분이 허락했다'라고 둘러대면서 정말 이상한 행동 많이 할 것"이라며 "'에이 설마'라고 하던 걸 실제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헌법과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시도를 할 때 그제야 데모해서 막아내려 1987년처럼 나올 것인가"라는 호소도 덧붙였다. 이 같은 비판과 호소는 경기 이천, 안성, 오산, 용인, 수원, 성남, 김포, 고양과 인천 계양, 연수 등 이날 일정 내내 이어졌다. 이 대표 지역구인 계양을에선 이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의 친일·반여성 행위를 비판하는 이화여대 동문들의 기자회견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한 것을 언급하며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을 주장한) 김준혁 후보의 역사관에 동의하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선택한 유세 장소는 앞서 이 대표가 방문한 뒤 '거짓 삼겹살 인증샷' 논란이 불거졌던 곳이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일(5, 6일) 전후로 여당의 개헌 저지선(100석)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선거 초반 '야당 심판론'을 강조하다가 '야당 견제 읍소'로 무게중심을 점차 옮겨간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유세에서도 "제가 웬만하면 이렇게 징징대는 것 정말 싫어한다"면서도 "절실하게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보수 결집을 노린 공포 마케팅'이라는 해석이 있는 반면, 여당 지지율 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뒤늦게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메시지가 어떻든, 역시나 핵심 공략 지역은 수도권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와 인천을 훑은 데 이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는 9일에도 서울 지원 유세에 나선다. 마지막 일정은 서울 중심인 중구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