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공개한 작년 실적이 이래저래 화제다. 우선 놀라운 실적. 2년 연속 흑자에 매출은 전년 대비 15.9%, 영업이익은 65% 증가했다. 그보다 주목받은 건 4,127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이다. 벌어들인 돈(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 즉 배당성향이 81.5%다. 형식이 지난해 중간배당금이어서 그렇지 실제는 재작년 실적(당기순이익 2,758억 원)에 대한 배당이니, 실질적인 배당성향은 150%라 할 수 있다. 번 돈의 1.5배를 주주에게 배당했다는 얘기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인수금액은 40억 달러, 당시 우리 돈으로 4조7,500억 원이었다. 이듬해 DH는 김봉진 창업주와 싱가포르에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99.07%를 소유한 사실상의 단일주주다. 그러니 배당금의 대부분(4,089억 원)은 우아DH아시아에 지급됐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후 첫 배당에서 투자액의 10%가량을 회수해 간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대체로 20% 안팎으로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정부가 상장사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며 공을 들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이 배당성향 강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외 단일주주를 둔 우아한형제들이 150% 배당을 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는 없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고액 배당금 본국 송금도 늘 논란이었다. SC는 올해도 작년 중간배당을 포함해 총 2,500억 원을, 씨티는 1,388억 원을 배당한다.
□이들의 배당 논란엔 공통점이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해서 해외 본사 배만 불린다는 것이다. ‘내가 낸 배달비가 고스란히 외국회사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불만이 나온다. “배당금은 글로벌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는데 국내로 모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무료 배달’ 경쟁에 가세했지만 업체에선 꼬박꼬박 6.8%의 중개이용료를 떼간다. 60% 넘는 점유율을 더 굳건히 해 결국엔 소비자와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적지 않다. 주주만이 아니라 돈을 벌게 해준 고객을 위한 적절한 보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