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선후배들이 아들의 꿈까지 이뤄주길 바랍니다.”
심장마비로 아들을 떠나보낸 부모가 생전 아들이 다니던 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국립창원대는 경영학과 19학번 고 손성혁씨의 부모가 최근 대학에 발전기금 1억 원을 기탁했다고 7일 밝혔다. 성혁씨는 군 제대 후 휴학 중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다 지난해 12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숨졌다. 아버지 손명동(61)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장례식을 찾은 한 친구가 고등학교 때 따돌림을 당해서 힘들었는데 당시 반장이었던 우리 성혁이 도움으로 무사히 졸업했다고 하더라”면서 “평소 어려운 사람 돕기를 좋아했던 아들을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초중고 내내 반장을 도맡을 정도로 리더십 있고, 학업도 우수했던 성혁씨는 손씨 부부의 자랑이었다. 대학에서도 전체 평점 4.3으로 매학기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다. 손씨는 “본인이 뭐든 열심히 하는 데다 결혼 8년 만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라 해주고 싶은 게 많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대신 창원대 학생들을 아들삼아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이날도 아들 친구들과 점심 약속을 했다는 그는 “지난달 29일이 성혁이 24번째 생일이어서 만나고 왔는데 아들이 ‘아빠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며 “아들을 잃었다기보다 더 많은 아들을 얻었다고 생각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창원대는 손씨 부부의 뜻을 기려 8일 대학 본부에서 기탁식과 성혁씨 명예 졸업증서 수여식을 연다. 경영대학 앞에는 성혁씨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 나무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