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 사건에 대한 보복 작전을 이르면 다음 주 중 개시할 가능성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토나 다름 없는 해외 외교 공관 공격을 당한 만큼 이란의 보복은 불가피하며, 폭격을 벌인 이스라엘은 물론 중동 내 미국 자산까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 CNN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을 인용,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겨냥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이르면 내주쯤 큰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일 30분간 통화에서 이란의 보복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교환했다.
CNN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경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더 큰 역내 분쟁으로 확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간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등 반미 '저항의 축'을 배후에서 지원할 뿐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공격은 피해 왔다. 하지만 이란이 본격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가자지구의 전쟁이 크게 번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앞서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13명이 숨진 바 있다. 자헤디는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 군대에서 가장 최고위직에 올랐던 인물이었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은 폭격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이란에 통보한 상태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네타냐후의 덫에 걸려들지 말라고 미국에 서면으로 요청했다"며 "미국은 공격 받지 않으려면 비켜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