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5.61%...역대 총선 최고치 경신

입력
2024.04.06 04:30
1면
최종 사전투표율 40% 넘어설지 관심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투표율이 15.61%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사전투표 선호도가 높았던 지난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12.14%)보다 높은 수치다. 2016년 도입 이후 총선 때 수치로는 역대 최고다. 사전투표 둘째 날 통상 첫날보다 유권자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투표율은 역대 가장 높았던 2년 전 대선(36.93%)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가 익숙한 선거 문화로 자리 잡았고 △윤석열 정권 중간평가로 치러지는 선거에 국민적 관심도가 쏠린 데다 △여야 공히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사전투표에는 유권자 691만510명이 참여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아침 출근길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투표소에 들른 직장인을 비롯해 시민들이 몰리며 투표소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풍경도 연출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호남 강세, 대구 약세' 흐름은 공고해졌다. 역대로 강세를 보였던 호남의 투표율이 첫날부터 20%를 넘어섰다. 전남(23.67%) 전북(21.36%)과 광주(19.96%)를 중심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대구 투표율은 12.26%로 가장 낮았다. 경기(14.03%)와 인천(14.50%)도 평균에 못 미쳤지만, 투표율이 낮은 지역들조차 지난 총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을 모두 상회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유일한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투표 열망이 크게 반영되는 것"이라 진단했다. 특히 준연동형제 도입으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다양한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며 투표할 정당의 선택지를 넓힌 것도 선거 열기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율까지 견인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박 평론가는 "여야 공히 지지층에 결집을 독려하는 만큼 세대별 지역별로 경쟁심리가 붙는다면 본투표율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내다봤다. 단순히 '분산효과'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2018년 지방선거보다 사전투표율이 다소 높았지만, 본투표율은 10%포인트 낮았다"며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본투표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짚었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서로 유리하다며 '동상이몽' 해석을 내놨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사전투표율이 지난번 총선 때보다 높은 건 우리가 뭉치고 있다는 얘기"라며 "이 차이야말로 우리의 기세고,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0일까지 기다릴 것 없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국민들의 강렬한 열망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지층을 향한 투표 독려도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한 위원장은 "남들은 삼일 동안 싸우는데 우린 하루 동안 싸우면 절대 못 이긴다"며 "저를 믿고 그냥 하시라. 저희가 감시할 거다. 수개표할 것이다"라고 했고,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3명 중 2명이 투표하면 투표율이 66.66%인데 그게 지금 (민주당의) 목표다. 투표를 포기하면 그만큼 소수 기득권자의 몫이 된다"며 "전국에서 '올코트 프레싱'(전면 압박)에 나서달라. 투표 독려 문자 보내고 가급적 1번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윤주 기자
박선윤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