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이 공공장소에서 욱일기 사용 제한을 폐지하는 안을 발의했다가 하루 만에 자진 철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입장과 완벽하게 배치된다"며 강하게 반대하며 엄정 조치를 경고했다.
5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길영 서울시의원은 3일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공공장소 등에서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를 폐지하는 안을 발의했다가 하루 만에 자진 철회했다. 해당 조례는 2021년 1월 공포된 것으로 일본 욱일기를 비롯해 일제를 연상시키는 상징물을 서울 내 공공장소 등에서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한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은 제안 이유로 "이미 시민들에게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히 함양돼 있고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며 "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한 공공사용 제한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역사 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19명은 조례 폐지 찬성에 이름을 올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폐지안에 반대하며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4일 서면 입장문을 내고 "강령에 3·1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았음을 명시한 국민의힘 입장과는 완벽하게 배치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을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조례안 폐지도 당연히 강력히 반대한다"며 "해당 조례안 폐지를 발의한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조사 후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을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로 뒤덮으려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민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조례를 폐지해 공공장소에 친일·극우 세력이 욱일기를 내걸고 활보해도 막지 못하게 하겠다는 발상에 경악한다"며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일(日)편단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