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공의·의대생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도 각하

입력
2024.04.03 17:32
"처분 당사자 아니라 소송 자격 없어"
전날 의대 교수협의회 신청도 각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법원에 낸 집행정지 정지 신청이 각하됐다. 의대 교수들이 제기한 집행정지가 각하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정중)는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3일 각하했다. 각하는 청구 요건이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신청을 물리치는 결정이다.

법원은 이날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처분'과 관련한 6개의 행정소송 중 4번째로 제기된 소송에 대해 판단했다. 신청인들은 지난달 19일 법원에 처분 취소소송을 청구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은 증원 처분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고, 신청인들은 제3자일 뿐"이라며 "관련법에도 의대 입학정원을 정할 때 신청인들의 이익을 배려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의대생이 늘면 양질의 전문적 교육∙수련∙시험 준비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주장 역시 "단지 이 사건 처분에 따른 간접적·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하거나,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간접적·추상적 이익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판단은 같은 법원 행정11부(부장 김준영)가 전날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표의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것과 같은 취지다. 전의교협은 2002년 대법원 판례를 들어 "제3자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다른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전날 각하 결정에도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은 승소 확률이 높다"고 자신했던 신청인 측은 항고해 다시 판단을 받기로 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증원 처분의 최대 피해자는 의대생들이므로 전국 40개 의대생들 1만3,057명이 낸 6차 소송에서 원고 적격뿐 아니라 집행정지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