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진에... 코스피 상장사 작년 영업익 24% ‘뚝’

입력
2024.04.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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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은 40% 쪼그라들어
삼성전자 빼면 감소폭 축소
코스닥 상장사 영업익 35%↓

지난해 고물가와 반도체 수요 부진 등으로 양대 증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만에 10조 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3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2023사업연도 결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 615곳(금융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3조8,332억 원, 순이익은 80조9,0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24.48%, 39.96% 쪼그라든 규모다. 매출은 2,825조1,607억 원으로 2022년(2,815조7,130억 원)보다 0.34% 늘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 결과 이익률과 영업이익률도 부진했다. 영업이익률은 4.38%로 1.44%포인트 줄었고, 순이익률은 2.86%로 1.92%포인트 감소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43.8원을 남기고, 세금 등을 모두 떼면 28.6원을 버는 데 그친 셈이다. 흑·적자 기업 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순이익 흑자기업은 458개사로 전년보다 11곳 줄었다.

매출액의 9.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전년(43조4,000억 원) 대비 약 85% 급감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1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117조2,6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7% 줄어드는 데 그쳤고, 순이익은 65조4,203억 원으로 17.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0.23%포인트)과 순이익률(-0.6%포인트) 감소폭도 축소됐다.

별도로 분석한 금융업 결산법인 41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44조839억 원)과 순이익(33조3,117억 원)은 1년 전보다 2.23%, 5.54%씩 감소했다. 특히 보험업 순이익이 12.22%나 줄어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황도 비슷했다. 코스닥 결산법인 1,146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0조4,5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9조4,077억 원, 순이익은 3조5,845억 원으로 각각 35.41%, 54.6% 크게 뒷걸음쳤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가 휩쓴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코스닥시장의 정보기술(IT)업종 합산 영업이익은 1조8,714억 원으로 2022년 대비 66.62% 줄었다.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풀리면서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5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1,8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9%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왕의 귀환’이 예고됐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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