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일부 사업의 판을 다시 짜는 '스몰 딜'에 나섰다. 계열사가 많은 그룹 내 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퍼즐 맞추기를 해 산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취지다.
한화그룹은 3일 ㈜한화 이사회에서 풍력 발전과 플랜트 사업 부문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넘기고 이차전지 사업을 맡고 있는 모멘텀 부문은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하는 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글로벌, 모멘텀, 건설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조선업과 해양 플랜트 사업을 하는 한화오션에 ㈜한화의 플랜트 부문을 넘기고 플랜트 사업과 연관이 큰 풍력 발전 사업도 함께 맡긴 결정이 눈에 띈다. 그룹 안팎에서는 전문화, 계열화로 사업상 시너지가 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하던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에 넘기는 것도 같은 취지다.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이 태양광 장비 생산도 함께 하면 사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것이다.
새로 나타나는 한화모멘텀은 이차전지 소재 장비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화는 가성소다를 생산하는데 이는 이차전지 기판을 씻는 데 쓰인다. 회사 측은 "모멘텀 부문은 배터리 소재 가공에서부터 전극, 조립 등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 라인업을 갖추고 국내외 배터리 기업에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모멘텀은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해 최소 5년 동안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한화의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도 함께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이 같은 사업 양도와 물적 분할 안건을 5월 열릴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초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