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플레이 늑장 신고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돌아온 윤이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복귀전부터 세게 붙는다. 윤이나의 징계 기간 대표적인 장타자로 떠오른 방신실, 황유민과 한 조에 묶여 화끈한 샷 대결을 벌인다.
이들은 3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막을 올리는 2024시즌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이날 낮 12시 5분 1번 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고, 이튿날 2라운드도 함께 경기한다.
이번 대회는 윤이나가 징계 해제 후 처음 출전하는 무대다.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대회 당시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한 뒤 이 사실을 감추고 있다가 뒤늦게 신고해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 기간이 1년 6개월로 줄었고 올 시즌 국내 개막전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2022년 7월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이후 1년 9개월 만의 복귀다.
오구 플레이 논란 전 윤이나는 실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300야드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장타력이 인상적이었고, 데뷔 첫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첫 승을 이뤄냈다. 2022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3.4야드로 2위 문정민(253.2야드)보다 10야드를 멀리 보냈다.
윤이나가 출전 정지 징계로 자리를 비운 사이 방신실이 지난해 장타 1위에 올랐다. 평균 비거리는 262.5야드로 윤이나와 큰 차이가 없었다. 우승도 두 차례나 차지해 신인 돌풍을 주도했다. 지난달 2024시즌 해외 2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려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방신실은 "작년에 티샷 실수가 많이 나와 컷탈락을 해서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올해 정교함도 갖췄으니까 예선 통과를 목표로 플레이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민은 작은 체구지만 빠르고 강한 스윙으로 방신실에 이어 장타 2위(평균 257.2야드)에 올랐다. 또한 다른 선수들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KLPGA 투어 흥행을 이끈 한 명이기도 하다. 데뷔 첫 승 역시 2년차였던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이뤄냈다.
윤이나의 복귀만으로도 관심이 큰 상황에서 장타자들의 자존심 대결도 걸려 있어 이들 조는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됐다. 이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프로 19년 차 베테랑 신지애 역시 관심을 드러냈다. 신지애는 대회를 하루 앞둔 3일 "(윤이나가) 어쨌든 복귀했으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에 있었던 일은 지난 얘기다. 스스로 더 이상 실수 없이 좋은 영향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니까 지켜봐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