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업계에서 올해 2분기(4~6월) 경기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늘어나고 있다고 대한상공회의소가 31일 밝혔다.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하다.
이날 대한상의가 공개한 '2024년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1분기(1~3월) 전망치(83)보다 16포인트 상승한 99를 기록했다. 2021년 2분기(10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 내용은 5~ 18일 전국 2,230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전반적으로 체감 경기가 좋아졌지만 수출과 내수 기업의 의견은 엇갈렸다. 수출 기업의 BSI는 102로 낙관론이 많은 반면 내수기업은 98로 비관론이 좀 더 우세했다.
업종별로도 이런 경향이 확인된다. 가장 전망이 긍정적 업종은 화장품(124)과 의료·정밀(119)로, 해외에서 K뷰티 산업에 대한 인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IT 경기 부활로 전기·장비(117)와 반도체(114)도 낙관론이 늘었다. 반면 비금속광물(90) 철강(92) 섬유·의류(92) 조선(95) 정유·석유화학(97) 등은 부정적 전망이 많다. 건설업 등 전방 산업이 위축되고 유가와 연료비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은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위험으로 내수소비 위축(55.2%)과 원자재·유가 불안정(50.1%)을 꼽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 반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내수 불안 요인이 기업들의 기대감을 제약하는 상황"이라면서 "총선 이후 국회와 정부가 민간 소비 촉진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